중장년의 어르신들은 항상 말을 합니다.
너희들은 안 늙어갈 줄 알지?
20대의 나는 어땠을까? 저런 얘기를 들으면 항상 똑같은 생각을 했었습니다.
아니 내가 20대인데, 언제 40대, 50대가 되는 거지?
저런 고리타분한 소리를 언제까지 듣고 있어야 하는 건가?
그렇게 생각한 지 20여 년이 지났습니다. 그리고는 MZ세대에게 말합니다.
너희들은 안 늙을 줄 아니?
웃깁니다. 아마도 천 년 전에도 그 전 세대에게 타박했을 것입니다.
제가 나이 들어가고 있다는 건 어디서 느끼는지 편안하게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40대 중반에 들어서면서 “내가 나이를 먹고 있구나” 느끼는 9가지 증상
신체적 변화
첫 번째, 놀이기구를 탈 때, 어지러워졌습니다. 3D 게임을 할 때, 속이 울렁거립니다.
물론, 20대부터 놀이기구를 타고 나서 토를 하는 친구들도 있었고, 3D 게임 자체가 어지럽다고 하던 20대는 분명히 있었습니다.
눈의 노화가 가져온 스릴넘치는 삶은 이젠 없어졌습니다. 나이가 들면서 말이죠. 물론 나이 들어서도 놀이기구를 재미나게 타는 사람들이 드물게 있을 수도 있겠지만, 눈의 초점이 그 빠른 화면전환을 따라갈 수 없는 눈의 노화로 인한 부적응이라고 합니다.
두 번째, 30대 중후반부터 눈에 검은 먼지 같은 것이 떠다닙니다.
부유물 같은 먼지가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고, 눈의 검은 동자가 움직일 때마다 그 주변을 맴돌기 시작합니다. 비문증이라고 합니다. 이게 무서워서 안과를 찾아가 봤지만, 나를 따라 다니는 검은 점을 없애지는 못한다고 합니다. 그냥 적응하고 살게 됩니다. 한 두 달 정도 지나면 책 읽을 때 빼고는 불편함이 없어집니다. 너무 의식만 하지 않고 살아가면 되니까요.
세 번째, 먹는 건 그대로인데, 체중은 늘어만 갑니다.
모든 사람이 겪는 일은 아니지만, 80~90% 정도의 체질은 젊은 시절 그대로 먹는다면, 배출하는 칼로리 즉 신진대사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살이 찔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오고야 맙니다. 인터넷 사진 속의 담배 피우는 남자 직원들을 본 적이 있는데, 뱃살이 없는 사람이 1도 없었습니다. 다들 몸매가 어찌나 같은지…. 우리나라의 표준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네 번째, 밀가루 음식이 소화가 잘 안 됩니다.
회사 동료는 밀가루 음식을 잘 먹지 않습니다. 젊었을 때는 절대 그렇게 살지 않았죠. 뭐라도 먹으면 소화가 되던 몸인데, 피자에는 손이 잘 가질 않습니다. 몸은 이미 알고 있습니다. 소화하기 어려운 음식에는 손을 뻗지 말라고….
다섯 번째, 먹어보지 않은 음식은 도전 자체를 하지 않습니다.
이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몸이 거부하는 것 같습니다. 2030 정도만 되더라도 먹어보지 않은 음식에 도전해서 소울푸드가 되던 경험이 있었다면, 40대부터는 호불호가 강한 음식에는 도전조차 할 수 없는 몸이 되어갑니다.
여섯 번째, 상처가 나면, 잘 아물지 않습니다. (가장 슬픔)
마찬가지로 감기에 걸린 경우에도 장기간 몸은 치유되지 않습니다. 이는 신진대사량이 줄어들기 때문에, 마찬가지로 치유능력도 떨어지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정신적 변화
첫 번째, 암기력이 쇠퇴합니다.
말 그대로 조카와 함께 암기게임을 하면, 외울 수가 없습니다. 이런 게 나만 오는 현상인가 싶어, 주변인에게 도움을 요청했던 적도 있습니다. 나만 그런 삶을 살고 있진 않았습니다.
두 번째, 감각이 무뎌집니다.
세상에서 일어나는 일들에 무뎌집니다. 어떻게 사람이 저럴 수가 있나? 라는 물음이었다면, 또 저런 일이 발생했거나로 감정이 변화되어 있습니다. 내가 살아온 40년 간 부모의 죽음, 동료의 죽음 등을 겪어본 사람들은 누구의 죽음에도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그 당시의 슬픔과 괴로움은 그 당시에만 겪는 사람인 듯 초연해집니다.
세 번째, 화가 많아집니다.
특히 운전할 때에는 더 심해집니다. 이건 case by case일 수도 있겠지만, 신호위반이나 내게 위협을 가할 경우에는 굳이 자동차에 있는 블랙박스 녹화 버튼을 눌러 무조건 신고하려 하는 내 모습을 마주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다가 두 번째에 말씀드린 감각의 무뎌짐으로 인해서 신고는 하지 않습니다.
네 번째, 변화를 두려워합니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뭔가 변화를 두려워하며, 달라짐은 어색해합니다. 그렇게 조금씩 회피하다 보면, 50대, 60대가 되고 현재 키오스크 버튼을 누르기 어려워지는 장년층의 모습처럼 새로운 시스템의 도입은 언제부터인가 내가 잘못된 옷을 껴입은 것처럼 어색해지는 시기가 되어버립니다. 컴퓨터 공학전공의 나조차도 윈도우11을 쓸 때마다 어색해하는 것처럼 말이죠.
써놓고 보니, 정신적인 변화보다는 신체적인 변화가 크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회사 내에서는 40대 중반에게 요구하는 것들이 많습니다. 회사 구조상 중소기업의 경우에는 부장의 직책을 맡게 될 것이고, 대기업이나 공공기관 공무원 조직은 하위직급과 관리자를 엮는 중간 계층에 있을 것입니다. 업무를 잘해보고자 하더라도 타성에 젖은 채 업무를 수행하기도 하는 가장 많은 계층이 40대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요약
신체적 변화
눈의 노화로 인한 놀이기구나 3D 게임의 어려움
눈의 노화로 인한 비문증으로 독서 집중의 어려움
소화기관의 노화로 인한 밀가루 음식(특히 피자)의 기피
먹어보지 않은 음식의 도전 자체가 불가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아픔
정신적 변화
암기력 쇠퇴
감각의 무뎌짐
화가 많이 남
변화의 두려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는 MZ세대를 이해해줘야 한다는 말처럼 X세대도 이해돼야 한다는 것입니다. 75년생~85년생의 신체가 노화됨에 따라 중장년층을 이해하고 있는 것처럼 젊은 세대들 또한 바로 윗세대를 이해하기 시작할 필요가 있음을 말씀드리고 싶었습니다.
덧붙이는 말
하지만, 늙고 있음을 자각하면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이 운동이라고 생각합니다.
운동하다가 이석증이 생길 우려도 있습니다. 또한 무릎(도가니라고도 하죠.)의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만,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내가 늙고 있음을 알게 되었을 때는 조금은 늦은 감이 있습니다. 늦었을 때가 정말로 늦은 거라고 합니다. 더 늦지 않게 늙음을 좀 더 늦춰주는 묘약이 필요합니다.
그것은 다른 게 아니라, 본인의 마음가짐입니다. 내가 늙었음을 자각하면서 운동도 제때 해줘야 하고, 스트레스를 속에서 품고 있을 필요는 없습니다. 화가 났을 때, 화를 내며,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는 상황에 따른 울분의 표출은 때늦은 후회감이 때로는 몰려오지만, 늙음과 병들어가는 정신의 노화는 막아주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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